흐릿한 상(像) 하나를 붙들고 시름하는 밤
밤은 깊어가고 시의 문전은 멀고도 높은데
허기만 둥굴게 부풀어
밥 생각이 간절하나
뜨거운 물과 불을 거쳐 쌀은 밥이 된다
으스러져라 서로를 처절하게 껴안고
온전히 익고 익어서 눈부시게 엉긴 살점들
시린 공복의 손으로 밥솥을 열때 만나는
저 지순하고 뜨거운 한 사발의 찰진 욕망
그득히 고봉으로 퍼 담는
아, 밥 같은 시 쓰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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