별을 보며 - 이성선(1941 ~ 2001)
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
별들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
내 너무 하늘을 쳐다보아
하늘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
별아, 어찌하랴
흔들리며 흔들리며 걸어가던 거리
엉망으로 술에 취해 쓰러지던 골목에서
바라보던 너 눈물 같은 빛남
가슴 어지러움 황홀히 헹구어 비치는
이 찬란함마저 가질 수 없다면
나는 무엇으로 가난하랴
비천함과 오욕으로 누추할 뿐인 시선으로 쳐다보는 밤하늘의 별에는 어느 정도 세속적 삶의 고단함이 고백처럼 섞여들기 마련이다. 죄의 땟국물이 넘쳐드는 현실 속에서 쳐다보면 별빛조차 흐려 아득하겠지만, 이 시인은 타고난 결벽으로 생애를 경작했으므로 영롱한 그 눈물이 엄살일 수 없다. 찬란한 별빛으로 생의 어질머리를 진정시키겠다는 이 간절한 그리움이 순연한 삶을 희구하는 가난한 영혼의 다짐인 것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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